싸전다리
-이내빈-
밤새 여명을 기다리던
농사꾼의 보따리가
작두날처럼 푸른 새벽 속으로
안개를 똟고 길을 나선다
싸전다리는 기다렸다는 듯
희뿌연 안개를 걷어내며
파시처럼 팔딱거린다
싱싱한 가슴을 열어젖히자
먹이를 찾아 나선 하이에나처럼
낯선 얼굴들이 힐끗거린다
삶을 태우는 열기는 잉걸불이 되고
격전의 순간마다
아이들의 함박웃음을 떠올리며
전황을 제압한다
기린봉 넘어 아침이 올라오자
전장처럼 허물어진 장터는
소박한 너털웃음에 묻히고
콩나물국 한 사발에
충혈된 눈동자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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