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이내빈 개망초 너는 왜 그리 화려한가





그냥


-이내빈-

애비다
그냥 한번 걸어봤다
뭐 할라고 전화합니까
아무 일도 없는데...
딸에게 전화한 아버지는 안절부절이다
그냥이란 말은
깊고
뜨러운 말이다
안부가 걱정될 때 핑계 삼아 하는 말이다
그냥은 정말 그냥이 아니다
보고 싶다
사랑한다
목소리가 듣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다
그리움이 허기져서 하는 말이다
등뼈의 살을 발라낸
조선낫 같은 아버지의 등은 
자식들의 발자국이 화인처럼 찍혀 있다
저녁의 이마위에 이슬이 맺힐 때면
자식들이 그리운 아버지는
그냥이란 말을 밥먹듯이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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